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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9 12:23

헤드폰 구입기- 우리 회사 사람들이 쓰는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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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이 필요한 시즌이 왔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음악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해야하는 일이다.  그동안 모니터용 스피커 볼륨을 1/10도 올리지 못했었다.

왜냐. 여기는 회사거든. 듣기 좋은 음악이라도 부분부분 반복재생, 단절된 마디를 수백번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싸구려 이어폰으로 몇 달을 버티다, 다음 스케줄을 앞두고는 하나 살 수 밖에 없었다.

직원 열두명중, 직장인 밴드 출신이 반이다. 최근에는 음악보다 악기에 관심이 많은 듯 하지만. 쓰고있는 헤드폰도 범상치않아 보인다. 입이 근질거렸지만, 차마 가격을 물어보진 못했다.

이번 헤드폰을 알아보면서, 주위엔 말하지않고 아무말 없이 슬며시 주문했다. 떡밥을 주면, 순식간에 에스컬레이션이 되어 "제일 비싼 것"이 아니면 왠지 허무해지는 일이 벌어진다.

회사사람들의 책상위에 굴러 다니는 헤드폰의 모델명을 확인해봤다. 청음은 안해보고, 청음 평가만 읽어보기로 했다. 귀는 객관적이지 않다. 어쩌면, 오감중 가장 나약한 기관일지 모른다.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청음기를 읽어봐도 마찬가지.

GRADO SR-80
이건 두 명이 쓰고 있다. 가격은 12만원선. 검색해보니 가격대 성능비로는 따라올 헤드폰이 없다. 락을 위한 헤드폰이다. 헤드폰 커뮤니티에서는 국민 헤드폰으로 취급받고 있구나.

문제는 조금 나약하게 생긴 디자인. 나는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정신이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가는 스타일. 오래 못갈 듯 싶다.  스펀지가 불편하게 보인다. 작고 딱딱하다. 하루 종일 쓰고 있어야 하는데.




SENNHEISER HD25-1
우리 디자이너 형의 헤드폰. 최저가 321,000. 이게 이렇게 비싼 줄 몰랐다. 생김새가 캐주얼하게 생겼거든. 필드에서 쓰기 좋게 생겼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단적이다. 이 형은 메탈을 좋아한다.



SENNHEISER HD600
다음. 우리 사장의 헤드폰.  대리석 패턴의 마감재. 디자인이 독특할쎄. 스피커를 귀에 대고 있는 형국.
가격은 388,000원.



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보길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퇴근한 후에야 혼자 쇼핑몰을 들락거리길 일주일.

그래서, 무엇을 주문했느냐.
내가 생각했던 예산 15만원을 살짝 넘는 K271. 임피던스가 55옴이지만, 미니기기에도 물려도 들을 만하고. 클리어한 음색이라 보컬이 많은 곡에 적당하다고 한다. 내가 생각했던 용도가 꼭 음악 뿐 아니라... Zoom H4에  목소리 녹음, 캠코더에 물려서 촬영시 사용이 있었거든.

거기다가, 센서가 있어 헤드폰을 벗으면 오프가 된단다. 디자인도 보니까, 귀덮는 부분이 커서 꽤 편해 보인다.
주문하고 보니 좀 우습다. 내가 15만원이 넘는 헤드폰을 쓰다니. 일이라는 핑계로 호강해보자.



오늘 배송이 왔다.
일단 귀가 편하다. 두어시간 쓰고 있어도 아픈 곳이 없다.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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