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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2 동물의 숲, 고옥이와의 대화. (2)
  2. 2008/04/07 동물의 숲에서 놀다. (2)
2008/04/22 19:11

동물의 숲, 고옥이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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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바로 고옥이다.  에이블시스터즈의 재봉질하는 고옥과 고순 자매.
똑순이 캐릭터다. 스크립트를 한번 보자.

-전략-

그래예. 이건 우리 엄마아빠가 가게에서 한창 일하고 있을때 일인데예.
아빠가 고순이한테 구슬을 사다 주신 적이 있었지예.

그런데 그게 너무 예뻐서 내껀 없어?라고 아빠에게 물었심더.
그랬더니 고옥이는 언니니까 참아야지라고 하시데요.

눈물이 나더라고예. 그렇게 슬픈 건 아니었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예.

그러다 진짜로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고순이의 구슬을 뺏어버렸다 아잉교.

그 다음이 완전히 난리였심더.
고순이는 울고 나는 아버지한테 맞고 맨발로 가게 밖으로 쫓겨난 거라예.

-후략-


전원일기나 아침 드라마에 나올 법한 캐릭터다.
조실부모하고 철없는 어린 동생을 업어 키우며 온갖 고생 다하는 언니.

팍팍한 세상을 살아왔지만,
따스한 마음을 가졌고,
자신을 위해 평생 무언가 해보지 못하고 점점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하지만,
날마다 일하지않으면 어딘가 근질근질한.

우리네 부모님 세대의 캐릭터다.

이런 스크립트를 넣을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이등신 캐릭터가 발랄한 게임 분위기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다니.
감정 이입이 될까?

된다. 그게 동물의 숲의 힘이다.

고옥이가 위치한 상점은 먼저 이야기한 ( http://benedict.tistory.com/67 ) 너굴 상점 옆에 붙어있다.
인간미없고 돈만 밝히는 자본가 너굴 사장.  짜디짠 너굴 상점옆에 눈물어린 에이블 시스터즈가 있다.
처음 고옥이를 찾아가면,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 일만하는 장식용 npc구나 생각하고 스쳐지난다.
어느날 조금씩 마음을 열고 점차 한마디씩 늘어난다.
상냥한 미소를 짓는 고순이를 보면, 이 게임 별 걸 다 만들었구나하는 비평가적 관점은 찾을 여지가 없다.
무방비로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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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7 12:33

동물의 숲에서 놀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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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2
요즘 게임들엔 없는 게 없다. 하나의 게임에 아케이드, 전략, 롤플레잉, 트레이딩, 육성, 어드벤쳐의 요소들이 뒤섞인 토탈 패키지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다, 유료화요소의 비중은 갈수록 커진다. 이제 캐주얼 게임 개발에서 가장 큰 일은 게임성보다, 캐릭터 꾸미기다.

동물의 숲은 작은 부분 으로도 훌륭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물의 숲은 작은 게임이다. 화면에 보이는 정보가 작다. 현재 날짜와 시간뿐. 능력치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목표가 뭐지? 누군가와 싸울 일도 없다. 그냥 조화롭게 사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한가롭게 화초를 가꾸고. 몇 픽셀되지도 않는 곤충들을 잡으러 다닌다. NPC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사교 활동을 한다. 이런. 이렇게 심심할 수가. 자극이 없다. 비슷한 카테고리로 분류될 심즈에서는,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이성의 호감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애기보느라 피로에 쩔어 직장에 몇번 늦으면 칼같이 짤린다. 동물의 숲에 비한다면 심즈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액션 게임이다.

wi-fi 네트웍으로 다른 사람 마을에 놀러갔다. 칼라까지 맞춰놓은 아기자기한 체리나무, 사과나무. 저기 터번을 쓰고, 콧수염을 기른 마을 주인장.

방에 놀러가니, 핑크빛 카펫과 핑크빛 벽지, 핑크빛 소파가 눈에 띈다. 탁구대와 물오리가 떠있는 튜브풀. 집주인의 성격이 한눈에 드러난다. 이거 멋지다.

오늘, 동물의 숲 내 마을엔 눈이 내렸다. 조그만 눈덩이를 굴리고 굴리면 점점 커진다. 10여분 조심스럽게 굴린후, 두개를 모아 합치면 눈사람이 된다. 제대로된 눈사람을 만들면 눈사람 가구를 내일 선물로 준단다.
아아. 평화로워라.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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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에서는 눈사람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눈 내린 어느 날, 숲속을 돌아다니면 눈덩이가 있고, 이걸 조심스레 굴리다 보면 점점 커진다. 두덩이를 붙여주면 그럴싸한 눈사람이 된다. 눈사람은" 했어라"하는 충청도 말투를 쓴다.

'동물의 숲'은 계절과 맞춰, 그 계절에 맞는 체험을 제시한다.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눈 위를 걸으면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난다.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이런 장치들은, 냉철한 관찰자로 내려보는 게이머를 게임속 공간으로 끌어 들인다.

일단, 기획자가 제시해놓은 판타지에 동화되면, 거부감이 사라진다. 피그말리온 효과다. 눈사람의 사투리에 즐거워할 수 밖에. 나르시즘에 빠진 이 눈사람은, 그 와중에도 유저의 점수를 매긴다. 다음날 우편함에는 눈사람의 편지가 도착한다.

이 이벤트의 종결은, 눈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다. '동물의 숲'에서는 삼일간에 걸쳐 조금씩 작아진후, 다음날 사라진다. 이거야말로 눈사람이다. 당연하지만, 모든 눈사람은 녹아버린다. 서정, 그 자체다.


2007,12/14
'동물의 숲'은 기본적으로, 수렵채집의 자급자족 경제이다. 이곳에 유일한 자본가가 있었으니 바로 너굴이다. 너굴은 아래와 같은 행동, 혹은 역할을 한다.

  1. 거의 독점인, 너굴상점을 운영한다. 또다른 상점인, 수공업 위주의 고순이 옷집과 비교하면, 너굴상점의 성격은 명확하다.
  2.  편의점, 백화점 프랜차이즈를 유저의 마을에 운영한다.
  3. 주택임대 사업을 한다.
  4.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
  5.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무를 거래한다.

주택을 확장한 후, 변한 크기에 만족하는 것도 잠시, 청구서가 도착해 있다. 빚을 갚자마자 새로운 빚이 그 열배. 유저가 열심히 돈을 벌지만, 너굴은 두 배 세 배 벌게되어 있는 경제 구조이다.

게임 포인트의 적절한 소진은 게임 밸런스의 중요한 부분이다. '동물의 숲'에서는 너굴과 같은 자본가를 대신 내세워 -심지어는 너굴의 자본가적 부분을 야유하는 너스레도 떤다- 포인트를 수거한다. 좁은 인벤토리 덕에 실내공간에 아이템을 풀어놓자면 집의 좁음이 새삼 느껴진다. 조금만 플레이하다보면, 너굴을 통해 집을 확장하는 것만이 목표가 된다. 그러기위해 너굴의 임대료를 갚아야 하고, 너굴에게 수집한 과일, 생선을 헐값에 팔아야 한다. 혹은 대박을 노리고, 너굴이 무를 얼마에 수매하는지 계속 체크해야 한다.

자본가는 이런 착취 시스템을 잘 감추어 두던가, 당연한 것처럼 호도한다. '동물의 숲'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너굴에게 불만을 가진 플레이어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숲DS(K)] 악덕상인 너굴이는 가게에서 안나오나요?

검색어는 '악덕'이었다. 하! (오광록톤)

이 모든 불만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자가 아닌 (게임 캐릭터에 불과한) 너굴에 분개하게 만든다면, 이미 기획이 승리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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