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08/07/29 나보다 나이많은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
  2. 2008/07/28 놈놈놈의 불편함. (4)
  3. 2008/07/28 교육감 흥보물의 미스테리.
  4. 2008/07/27 로아나 중독.
  5. 2008/07/25 어설픈 자전거 동호회의 소멸과 생성
  6. 2008/07/24 10년 만에 프라모델을 만들다.
  7. 2008/07/21 위대한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로운 불꽃을 읽다. (2)
  8. 2008/07/20 스포츠 동아의 구글 맵스 인용 기사. (2)
  9. 2008/07/18 올해의 TDF에도 약물 사건이.. (2)
  10. 2008/07/16 오늘도 이 대변인을 구원나온 청와대 관계자.
2008/07/29 06:48

나보다 나이많은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he good, The bad, The ugly
'석양의 무법자'라는 이름으로 개봉된 'The good, The bad, The ugly'는 무려 66년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가 30년 생이니, 딱 내 또래일 때 주연을 했다. 여릿여릿한 목소리의 카리스마 쟁이 이스트우드 아저씨는 파란만장한 변신을 몇 차례 거듭하며, 여전히 내 마음 속 지존으로 남아있지만, 낧은 웨스턴 석양의 무법자는 먼지 쌓인 채 봉인되었다.

주말의 명화의 단골 '석양의 무법자'. 한동안 웨스턴이 그다지 안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웨스턴은 지저분한 아저씨들 나와서 총들고 설치는 영화. 빵 쏘면 픽 쓰러져버리는 싱거운 액션. 나이가 들어선, 양키들이 원주민들 학살하는 걸 찬양하는 쓰레기 영화 나부랭이. 하여간, 왠만하면 피하는 영화 아니었을까.

지난 주말 놈놈놈을 보고, 낯선 느낌이 들 때마다 이 영화가 오버랩이 되었다.
"아... 저저저. 저런 삘이 아닌데!"
정우성의 화창한 미소보다, 이스트우드 아저씨의 가느다란 눈빛이 떠오른다.

세월의 먼지를 털어 다시 보게 되었다. 더빙 안된 것으로는 처음으로. 그리고 깨달았다. 오래된 영화를 보기 위해선, 나도 나이가 들어야 된다는 것을.

Ecstasy of gold.
좋은 놈 정우성은 왠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지만, The good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영화내내 평면적인 킬러였던 박도원과는 달리, 얄팍한 현상금 사냥꾼 블론디는, 저 놈 나름 괜찮은 놈이네라고 수긍할 수 있을만큼 성장해 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투가 성립되자, 그 유명한 클로즈업 장면이 시작된다. Ecstasy of gold를 바탕에 깔고 세 남자가 결투를 한다. 이런 장면을 그 옛날에 어떻게 떠올렸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넓은 스크린을 꽉 매우는 조그만 피사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 밴 클리프. 정말 제대로된 악당 전문 배우였다. 매부리코와 먼 시선. 카리스마의 대결이다. 당시에는 스쳐지났지만, The ugly 투코 역의 배우도  매력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어 그 유명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이 시작된다. 사춘기 시절 석양의 무법자를 보고는 며칠 인상 구기면서 다녔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어쩌면 그 때에도 이 영화를 좋아했던건지 모르겠다. 이 장면은 뭐랄까. 설레임이 있다. 추억일까. 원초적인 걸까. 어디서 나온 설레임인지는 모르겠어. 두근두근 말단을 당기는 긴장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괜찮은 영화는 나이를 먹지 않고,
나쁜 영화는 틀자마자 나이를 먹어 버린다.
못난 영화는? 돈주머니를 들고 나를 수는 있겠지만, 쉽게 잊혀질 것이다.

* 스틸이미지는 참조의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8 03:56

놈놈놈의 불편함.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하드고어 좀비 영화를 보며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좀비들이 기괴한 상황에서 특이한 방식으로 산산조각날 때,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좀비같은 괴물들이 아니라, 평상시엔 다정다감한 친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인정한다. 카타르시스는 그런 방식으로 찾아올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나에겐 요구하지 말라. 누군가의 고통을 눈앞에서 보며 웃으라고? 난 싫은데?

(나에게는) 다행스럽게 그러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즐겁게하려는 시도가 국내에서는 드물었다. 난 본 적이 없다. 누가 고통스럽게 죽는 장면에서 깔깔깔 웃어야 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새로운 체험을 했다. 뒷좌석 어떤 아가씨의 깔깔깔 웃는 소리가 히스테리컬하게 들렸다.

깔깔깔 소리에 맞춰 스크린의 누군가가 총에 맞아 날아간다. 기괴한 죽음뒤에 깔깔깔 소리가 장단을 맞춘다. 이건 색다른 문화체험이다. 앞으로 그런 상황과 자주 마주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가로지른다.

2.
송강호의 친구가 지도를 팔아먹으려다, 이병헌의 조직에 걸려 만신창이가 된다. 이병헌은 식칼을 가져와 그의 손가락을 자르려 애쓴다. 식칼은 무뎠다. 무심하게 써는(?) 모습을 영화는 코믹한 뉘앙스로 보여준다.

김선일씨가 떠올랐다. 불편한 구도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었다.

3.
이 영화에서 이병헌은 게이처럼 보인다. 섬세하고 성마른 성격. 어딘가 불편한 모습에 악인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정우성의 피트된 청바지와 가죽 부츠와 아울러 게이코드를 가득 풍긴다. 30년대에 귀걸이를 하게 했다면 제작진의 설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이여서 잘못됐다는게 아니다. 게이코드를 넣는 순간, 아무리 살벌한 짓을 해도 카리스마적으로 보이지도 않았고, 그다지 나쁜 놈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무표정하게 과녁 맞추듯, 원샷원킬을 즐기는 정우성이 더 나쁜 놈이지 않을까. 최소한 이병헌은 살인을 할 때마다, 감정의 흔들림이 있단 말이다.

4.
정우성이 분한 캐릭터는 정우성 그 자체다. 그리스 뮤지컬처럼 꾸몄던 청바지 CF의 그 정우성이다. 고소영은 간 데 없어도 정우성은 정우성이다. 정우성이 나올 때마다 스크린은 화사해진다. 반지의 제왕에서 활쏘던 총각을 놈놈놈에서 데려다 썼다. 여자 관객들을 위한 괜찮은 팬 서비스였다.

다만, 정우성을 잘 활용하진 못한 듯 싶다. 터미네이터가 아니지 않은가. 독립군 처녀를 마적이 잡아갔는데 구출해준다거나. 어떻게든 키스씬 한 번쯤 넣어주는 것이, 그녀들의 판타지에 도움이 될 것 아닌가.

영화보는 내내, 정우성의 카우보이 모자를 머리에 어떻게 고정시켰을까 궁금했다. 말을 달려도 흔들림이 없는 카우보이 모자. 모래먼지로 아무리 가려워도, 모자를 벗을 수 없었을게다.

5.
중간의 송강호와 정우성의 캠핑장면 역시 불만이다. 여기에서 얼굴을 가득 클로즈업했는데, 이건 반칙인게다. 여기에서 얼굴 클로즈업을 써버려,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결투 장면의 클로즈업이 김빠져버렸다.

6.
독립군 조직도 달려간다더니... 그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전체 스토리에서 사라져버렸다. 편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겐가.

7.
화려한 비주얼과 빈약한 스토리. 그리고 막판에 사건을 어거지로 정리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미국 시장 진출.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그래 이건, 디워의 재탕이다.

다만,
정우성, 이병헌이 용따위보단 비주얼이 나았기에 언니들에게 용서받은 디워다.

8.
사운드만은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Trackback 2 Comment 4
2008/07/28 03:16

교육감 흥보물의 미스테리.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독도의 미래도 아이들의 미래도 xxx가 지키겠습니다."

교,교육감이 된다고, 독도의 미래를 지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
당황하고 말았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7 03:17

로아나 중독.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로아나 여왕의 신비로운 불꽃"을 읽기 시작하며 감상에 빠진 것도 보름 전의 일. 아직도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심각하다. 거기에 빠지면 다른 인문학, 소설들의 스타일이나 내용이 눈에 곱게 들어오지 않는다. 거장의 연주 직후, 무대위에 올라온 어리버리한 아마추어일 수 밖에.

그 특유의 중독성. 며칠안에 다시 읽을지도 모르겠다.

"장미의 이름 창작 노트"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철학의 위안"도 다시 읽게 되었다. 이 두 권을 읽으면서 느낀 것.

 1. 에코의 다른 저서를 읽은 후 로아나를 읽으면, 프렌즈 특집편을 보는 듯한 흐뭇한 감상에 젖는다.
 2. 로아나를 읽은 후, 에코의 다른 저서를 읽으면 그 작업과정의 치밀함과 리얼리티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상호텍스트성. 바로 그 말이지.

오후에는 한강문고에서, 책을 두 권 사왔다.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1 상세보기
데이비드 덴비 지음 | 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
호메로스,플라톤부터 헤겔,울프에 이르기까지 불멸의 고전을 만나다. 가속화된 정보 흐름과 효율성이 우리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인문학적 가치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 개인주의적 가치와 배금주의가 지배적인 지금의 상황에서 진정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이상이 과연 가능한가? 인터넷과 영상 미디어에 의해 온갖 정보가 일상화된 지금 과연 '시대에 뒤진 고전 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

생각의 탄생 상세보기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지음 | 에코의서재 펴냄
천재들이 활용한 창조적 사고의 13가지 도구들 <생각의 탄생>은 분야를 넘나들며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를 전해주는 책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리처드 파인먼, 버지니아 울프, 나보코프, 제인 구달, 스트라빈스키, 마사 그레이엄 등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사용한 13가지 발상법을 생각의 단계별로 정리하였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위대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작명센스가 유치하기는 해도, 얼핏 훑어보니 서양 고전 강독같은 묘미가 있어 구입했다. 막상 읽다보니, 저자가 우익지향의 정치색을 드러내며 "요즘 것들은"이라는 노친네적 배리어를 여기저기 쳐놓았다. 그래도 콜롬비아 대학 교수진의 고전 강의를 저널리스트가 옮긴 것이라, 알맹이는 재밌다만,  저자는 어디 모자라 보였다.  낄낄낄 비웃어가며 읽을 만하다.

"생각의 탄생". 이 책의 책 날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2007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YES24 올해의 책 선정.


생각이 탄생하기 전에 출간된 것이 아닐까? 인문학 코너를 서성거리는 인간에게 조중동 추천이라고 설레발치다니. 불편함이 한 가득이다.

추천의 글은 이어령씨가 썼는데, 첫 마디가 이거다. "아, 내가 써야 할 책이 먹저 나왔구나!"
내 첫마디는 이거다. "아, 낚였구나!"

책 내용은 읽어봄직하지만 불편하다. 논점이 점프를 많이 한다. 이리저리 아인슈타인, 파인만...여러 사람들을 끌어쓰기는 하는데, 화장지처럼 뽑아쓰기만 하고 정돈이 부족하다. 그래서, 생각들이 자꾸 막힌다. 짜증이 난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5 01:31

어설픈 자전거 동호회의 소멸과 생성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이야기는 내가 좀 전에 지어낸 픽션이므로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거의 모든 자전거 동호회. 아니, 자기가 속하지 않은 남들의 동호회는 주로 이 이야기처럼 생성되고 소멸한다.

어설픈 동호회의 구성.
동호회는 다른 세상 모든 것처럼 세 가지로 구성된다.  호구, 업자, 찌질이.

안정된 동호회에서는 이 삼원소가 프리온처럼 무한 증식해서 거대 동호회를 만든다. 거대 동호회라고해서 덜 찌질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찌질이가 낀 모임은 그 수가 얼마가 되었건 언제나 찌질하기 마련이다.

그럼 하나씩 살펴 보자.


업자

사람들이 자전거 한대를 10년간 타던 시절엔 업자들도 존경받았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그만큼 더 가난했다. 아시다시피, 업자들이 부를 얻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10년씩 타면 곤란하다. 신상, 거기에 반짝반짝 빛나고 뚜르 드 프랑스에서 한번 쯤 보여준 제품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자전거에 대한 이해는 이들이 제일 깊다고, 호구와 찌질이는 생각한다.


호구

업자는 호구에게 물건을 판다. 호구는 친절한 동호회원들의 열성적인 조언을 듣고난 후, 최초 예산가지고는 신발에 붙은 껌딱지도 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호구역을 맡은 사람은 부지런히 살 것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업자들과 찌질이의 충고를 듣는다.


동호회에서는 이들이 가장 건강하다. 자전거를 타며 매일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다. 그리고 역시나 매일매일, 카드 결재를 하려는 충동과도 맞서 싸운다. 질 때가 많지만 말이다.


찌질이.

찌질이는 업자와 호구 주변에서 위성처럼 빙빙 돌아가고 있다. 찌질이를  카드 한도치가 충분치 못한 호구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찌질이만 있고 호구가 없으면 동호회의 의미가 없다. 업자들이 떠나버리고 찌질이만 남을 경우 작은 규모의 동호회만이 살아 남는다. 찌질이들이 레벨업하면 호구 특성을 찍을 수도 있다. 대체로 무해하지만, 변형 프리온처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나이어린 찌질이들은 죽돌이라는 형태로 업자에게 불소분자처럼 찰싹 달라 붙는 경우가 있다. 업자들은 찌질이들을 지식과 중고 부품으로 즐겁게 해준다. 그러면 죽돌이에서 알바로 전직하기도 한다.


그런 것은 사실 애교다. 진짜 문제는 업자와 호구의 순환관계에 구리스칠을 해서 열심히 자가 분열한다는 것이다. 찌질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 뭐라도 하나 질러줘야 당연한 거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면, 동호회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a.
업자 1과 호구 1과 찌질이 1이 있으면?
동호회는 사이가 좋다. 끈끈한 형제애가 나오기도 한다.


b.
업자 1과 호구 3과 찌질이 1이 있으면?
동호회의 덩치가 커진다.


c.
업자 1과 호구 1과 찌질이 3이 있으면?
별다른 변화는 없다. 동호회는 여전히 사이가 좋다. 채팅실이 붐빌 뿐이다.


d.
업자 2와 호구 1~3과 찌질이 1~3이 있으면?
이게 동호회 분열의 공식이다. 새로 추가된 업자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질서를 흔들어야 한다. 어떻게? 사실만 말하면 된다. 기존 업자가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었는지. 어떻게 동호회를 기만하고 있었는지. 아주 간단하게 동호회는 깨어진다.  그렇지만 아쉬워 할 것은 없다. 새로 만들어지는 것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깨진 동호회의 업자는 호구 0~3, 찌질이 0~3을 데리고 새로운 동호회를 만들어낸다. 그게 업자의 저력이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4 20:23

10년 만에 프라모델을 만들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타미야에서 나온 듀카티916 키트를 사놓고, 머리가 지끈거릴 때 조금씩 조립을 했다. 아니 처음에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먹고 10년 만에 프라모델을 만드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리니티가 타고 놀던 듀카티 996. 916의 변형이다.


어렸을 때는 타미야의 제품들을 보며 감동을 느꼈다. 아니 어찌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해 놓을 수가 있을까. 딱 96년 쯤 나온 이 키트를 만들면서, 터져나오는 울화를 식히느라 고생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부품을 어찌 편하게 달 수 있으리오. 조금만 구성을 달리 했어도, 내가 칼같이 짜증을 내지는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해도, 다른 부품의 광을 죽이지 않고 얌전하게 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부분을 완성하면 절대 보이지 않는다.


메탈릭 칼라를 입힌 부품은 한 두번의 손길에도 광이 죽어 버린다. 기껏 모래성을 쌓아두고 무너뜨리길 수십번 요구하는 이 키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캐노피가 없다고? 어느 순간 찾아보니 깨져있다. 절래절래.


하여간 이 상태에서 끝내기로 마음 먹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셰티같이 화끈하게 집어 던져버리려는 마음도 수 차례 먹었었다만.


머리를 식히려 만들기 시작했다가, 업무가 얼마나 편안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런게 취미가 가진 긍정적인 힘이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7/21 00:08

위대한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로운 불꽃을 읽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양장본)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자신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을 복원해가는 한 남자의 여행!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세계적인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의 삽화 소설『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상권. 에코의 다섯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삽화와 소설이 결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에코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하여 1940~50년대 이탈리아를 되살려낸 듯한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며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2년전 '로아나 여왕의 신비로운 불꽃'이라는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어떠한 서평도 정보도 찾아보지 않았다. 만약 들었다면 기다림이 수 십 배 힘들었을 것이다. 2주 전 무심결에 한강문고에 들렀다 입구에 잔뜩 쌓인 이 책을 발견했다. 에코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첫 부분을 읽었을 때, 이 묘한 서사에 이마를 쳤다. 이 책 또한 보통이 넘는구나.
좀 더 진도가 나가자, 심상찮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읽어본 책중, 최고일지도 모르겠다. 9회말에 접어든 노히트노런 투수가 떠올랐다.

후반부를 조심조심,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속을 울리는 감정선. 
한 줄 한 줄 복습시키는 이성의 향연.

이 책은 내 인생 최고의 책이다.
다시한번 말하길, 에코 선생님, 훌륭한 책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이 모두에게 위대한 책은 아닐지 모른다.
나에게는 이 책이 유난히 특별한 것이,

난 카톨릭 집안에서, 세례명을 불리며 자라 이탈리아식 작명이 좀 더 친숙하였고,  또, 그 기준에 맞춘 도덕관의 고지식한 소년으로 자랐다.  주인공 얌보처럼, 다락에서 온갖 잡다한 책들을 읽으면 몽상가가 되었다. 세로로 쓰이던가 가로로 쓰이던가, 책꼬리에 반공반일이 적힌데다, "민족의 반려 이기붕 선생"이라고 적혀 있어도 상관하지 않았다. 대머리 무솔리니의 파쇼 이탈리아 대신, 또 다른 대머리의 파쇼 코리아에서 "대통령은 체육관에서 뽑는다"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첫 영성체는 경건함과 호기심으로 뒤범벅되었지만, 의미심장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러한 추억을 가진 사람에게, 이 책은 위대한 소설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에코 선생님을 접하지 않았다면 기존의 저서를 읽어 둬야 한다. 그리고 몇 편 다른 작가의 책도 봐두는 쪽이 낫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야 좀 더 즐겁다. 그게 이 책에 대한 자세다.

제법 권 수가 많고 읽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필수라고 생각되는 것만 추려본다.

푸코의 진자 1(개정판)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 『푸코의 진자』제1권(개정판). 기호학자로서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는 작품으로, 이탈리아에서 출간되면서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화제작이다. 모든 것은 외인 부대 출신 아르덴티 대령으로부터 시작된다. 대령은 어느 날 밀라노에 있는 가라몬드 출판사 편집자들에게 원자 폭탄 이상의 가공할 위력을 지닌, 유서 깊은 성당 기사단 음모에

장미의 이름(상)(양장본)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중세의 한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상 권 개정판.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과 저자의 해박한 인류학적 지식과 현대의 기호학 이론이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번역자의 말과 작가연보를 함께 수록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327년, 영국의 수도사 월리엄은 그를 수행하는 아드소와 함께

전날의 섬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17세기 미지의 대륙을 찾는 향해가 한창이던 무렵을 배경으로 한 젊은 귀족이 경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떠났다가 난파하여 빈 배에 올라 벌이는 모험을 다룬 소설. 종교 시대를 마감하고 이성 시대를 맞이하는 유럽의 정신적 혼란과 대탐험 시기가 가져온 세계관의 변혁 속에서 새롭게 눈뜬 인간들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문학강의(움베르토에코의)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현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소설 작가인 움베르트 에코의 문학 이론서. 문학의 생산과 수용에 관한 이론에서부터 자전적 연대기에 이르기까지 문학에 관한 에코의 모든 생각을 담았다. 이론과 비평 속에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녹여 낸 이 책은, 에코의 삶의 여정을 반영하면서 문학의 존재 이유를 매혹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서 에코는 문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문학이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얼마나 많은 영

미네르바 성냥갑 1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인류의 보편적인 관심사들과 현안들을 특유의 유머와 기지로 재치 있게 풀어쓴 에코의 걸작 칼럼집. 이탈리아의 유력 주간지 '레스프레소'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던 동명의 칼럼에서 뽑은 글들을 묶은 것으로, 이탈리아에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논쟁적인 글들을 다수 담고 있다. 몇 편의 서정적인 에세이와 미래 사회를 블랙 코미디 풍으로 예견하고 있는 글들로 시작하고 있는 1권은 문학과 예술, 언어, 웹과 하이퍼텍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그의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아주 평범한 일상은 돌연 마술 환등처럼 신기롭고 흥미진진해진다. <에코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는 일기 형식의 글로 구성되어 에코 특유의 유머 감각을 쉽게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넘기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끝없이 되풀이 읽고 싶어지는 책

대중의 영웅(에코의 즐거운 상상5) 상세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새물결 펴냄
<에코의 즐거운 상상> 제5권. 이 책은 에코가 1964년에 펴낸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대중문화이론> 중에서 1984년에 이탈리아 밖의 독자들을 위해 따로 골라 독일어로 옮긴 <종말론자와 순응론자: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비평>의 우리말 번역본 2권이다. 에코는 대중의 상상 세계를 사로잡았던 만화 혹은 대중소설 속 영웅들을 흥미롭게 통찰하고 있다. 대중문화의 본격적인 대두를 맞이하

좀 많은 듯 하다. -_-. 그래도 위의 책에 보태면 보탤까 한 권도 뺄 수 가 없다. 그리고, 에코 선생님의 글이 아닌 것 중에서는...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세트(전10권) 상세보기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 서교출판사 펴냄
돈 까밀로와 뻬뽀네의 탄생 60주년 기념,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시리즈 완간!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시리즈 10권이 완간되었다. 서교출판사가 2003년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을 독점 계약하고, 이탈리아어 완역으로 새롭게 출간한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는 '돈 까밀로 이야기'의 참맛을 진솔하게 담고 있으며 이탈리아어 원문의 본뜻을 잘 살려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상세보기
알랭 드 보통 지음 | 생각의나무 펴냄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자신만의 어법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형식의 문학비평서. 저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인용은 물론 프루스트의 편지와 메모들, 프루스트가 겪은 잡다한 사건들 및 사생활까지 활용해 프루스트의 작품, 혹은 프루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자신을 위한 독서법',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정도가 있겠다.

즐거운 여름밤 보내시길.
Trackback 0 Comment 2
2008/07/20 19:38

스포츠 동아의 구글 맵스 인용 기사.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런 시기엔 열혈 애국자들이 독도를 얼마나 사랑해왔는지를 강조하는 기사가 여기저기 실린다. 지난 삼일절, 일본에게 사과를 더이상 요구하지않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주창한 사람이나 한번 더 조명해줬으면 좋겠지만, 그 사람 요즘 전직 대통령 트집잡느라 바빠 이런 기사에는 못나오겠지.

스포츠 동아의 기사하나를 보자.

독도이름 찾아준 누리꾼 최고!

독도에게 네티즌들이 이름을 찾아줬나 보다. 기사를 살펴보자.

1. 구글맵스에 '독도'라는 이름대신 '다케시마'라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2. 구글맵스는 파노라미오에 올라온 사진중 추천 수가 높은 것을 보여준다.
3. 네티즌들이 힘을 모아서 '다케시마'를 몰아내고 '독도'사진을 올렸다. 그래서 현재는 '독도'라고 되어있는 사진이 보인다.
4. 그래서 네티즌이 최고다.

이것 참.
어디서 부터 손대어야 할지 모르겠다.

자. 한번 따라가보자.

1. 구글맵스에 '독도'라는 이름대신 '다케시마'라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 구글맵스에는 아래처럼 사진 레이어가 꺼져 있다. 구글맵스에 일정 지식이 없으면 찾아서 켜지도 못한다. 일상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more...>photos로 2depth 들어가서 찾아 켜야 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구글맵스는 파노라미오에 올라온 사진중 추천수가 높은 것을 보여준다.
- 사진이 하나만 나와있는게 아니라 여러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여러 사진중 조회수가 높은 사진이 1.5배 크게 보일 뿐이다.  다케시마라고 된 사진을 본 적은 있다. 그렇지만, 아래 사진처럼 또 한번 사진을 클릭하지않는다면 썸네일만 보일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사에 낚여 추천을 하러 들어간 독자들은 어디에서 추천을 해야할 지 몰라 헤맬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천 기능은 사진 우하단에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플래그에다, "부적절하거나 불쾌" 혹은 "최고"를 선택할 수 있다. 추천기능이 있잖아! 네티즌 만세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추천을 해봐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Best of Panoramio에 추천되었다고 알려준다. 파노라미오는 조회수가 높은 사진을 먼저 보여주고... 추천수가 높은 사진은,  파노라미오 월간 컨테스트에 등록해 10만원쯤 되는  경품을 준다.

네티즌이 자랑스럽냐? 난 구글 맵스에 대고 민망한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