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5/18 강화도 자전거 여행 #8 석모도 산책하기
  2. 2008/05/18 흰색 바테입. (2)
  3. 2008/05/18 빅슬립을 읽다.
2008/05/18 23:50

강화도 자전거 여행 #8 석모도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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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1 준비

2008/05/07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2 신촌터미널에서

2008/05/08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3 강화 고인돌 문화축제

2008/05/09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4 갈매기를 만나다.

2008/05/11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5 거지 갈매기 잡담.

2008/05/13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6 얌전한 섬 교동도.

2008/05/14 - [2008 강화도 여행] - 강화도 자전거 여행 #7 석모도에 들어서다.



차들은 여전히 소화되지 못하고 꽉 틀어막혀 있다. 페리가 한번에 40대의 승용차를 나르고 있지만, 수 킬로 줄이 늘어 섰다. 신이 난 것은 새우깡을 주워 먹는 갈매기들 뿐이다. 차로 오는 분들은 마음의 여유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개발하는 콘도들이 완공이 되고 난 이후에 찾아오는 차들이 기다릴 것을 생각하면 위안이 될지 모른다. 멀리서 채석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고 있다. 풍경은 바뀌어가고 있다.

산책을 나선다. 걷기에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석모도만의 독특한 볼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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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채운 논과 바다가 이어져 있는 듯 보인다. 논에는 농사를 맡은 오리가 꽤객거리며 날아다닌다. 논길을 지나면, 저수지가 있고, 둑이 있고, 다음은 개펄이다. 민물과 소금물이 갖가지 생명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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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는 여러 낚시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이 있다. 투덜투덜, 무료한 표정. 중년의 낚시꾼들은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맑은 물 아래로,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저수지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간간이 보인다. 낚시꾼 떡밥이 아니라도 먹을 건 넘쳐날 듯 싶다.

갯벌로 나가는 길엔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다.  물빠진 포장지들이 이리저리 모여, 쓰레기 더미를 만들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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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의 탁트인 개펄. 작은 생명체들이 기어다닌다. 무궁화꿈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듯 같이 움직이고, 같이 멈춘다. 잠시 멈춰서 바라보면, 넓은 갯벌에 생명체가 살지 않는 공간이 없다. 숨구멍이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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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썰물이 빠져나가는 길목에 그물을 쳐두었다. 갈매기들은 느긋하게 기다린다. 따개비 붙은 바위를 징검다리삼아 걷고 있으니, 늙은 어부 부부가 나와 그물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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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링크를 누르면 기가팬의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http://gigapan.org/viewGigapanFullscreen.php?gigapan_id=5009 

아저씨는 느긋느긋 그물을 걷어오고, 아주머니는 쭈그려앉아 분류를 한다. 갈매기들은 입맛을 다시며 오리처럼 둥둥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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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안에는 다양한 것들이 잡혀있다. 갖가지 비닐봉투들은 물론이다. 아까 쓰레기더미에서 봤던 비닐 봉투보다는 조금 신선해 보인다. 그 안에 뭍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이 담겨있다. 어부 아줌마의 분류를 거치니 수확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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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건 뭐지. 부러진 양궁이다. 어부 아저씨도 신기해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물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걸린다. 그래도 지금껏 양궁이 걸린 적은 없는 듯 싶다. TV에서만 보던 양궁활을 석모도에서 보게 될 줄이야. 줄이 없는 반쪽 활을 당겨보는 어부 아저씨. 사람들을 낚고 싶으면, 낚시가 아니라 투망을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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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성있는 엠제이는 어느새 어부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혼자서 여행할 때 현지인들과 대화를 꺼내기는  어렵다.

이것은 갯가재. 남해에서 본 쏙과 닮았다. 우리가 쏙이다, 쏙, 이러니 아주머니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 동네에서는 갯가재다. 그리고 쏙과 갯가재는 닮았지만 전혀 다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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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아지. 복어의 새끼다. 강아지, 송아지처럼 복도 복아지구나 싶어 웃었다. 집에와서 사전을 찾아보니, 보가지는 복어의 북한말이다. 하긴 이 분들 어투가 북한 말투다. 엠제이가 늘어져있는 보가지를 보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이것도 이분들의 노동의 결과인 것을. 차마 풀어달라 말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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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나리. 게. 새우들. 그리고 쓰레기들. 세상엔 정말 비닐 봉투가 다양하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보니 엠제이가 살짝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보가지를 아줌마 몰래 살짝 풀어 줬단다. 죄송하지만, 한마리쯤은 괜찮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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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와 이야기하는 것을 본 관광객 부부와 애들이 건너온다. 애들은 막대기를 들고 물고기를 두들겨댄다. 죽었나 살았나 확인하면서. 애들 엄마는 입으로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런데 , 내가 애들에게 이미 주의를 줬으니 애들에게 뭐라고 하지 마시요라고 들린다. 왠지 얄미워져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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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8 17:40

흰색 바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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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바테입은 매일 매일 닦아주는 거 외엔 답이 없다.  자전거를 씹어 먹을 것도 아니건만,  때국물이 흐르는 손잡이는 밥맛을 떨어뜨린다.  바테입은 로드바이크의 얼굴이라고 할까. 바테입에 때를 묻히는 상황에는, 장갑과 옷에도 이미 검댕이 충분히 묻어 있다. 그런 속성을 알게 될 때면, 더이상 검은 색 바테입을 선택하지 못하게 된다.
 
흰색일 경우 바테입 재질도 중요하다. 햇빛에 바래어 점점 회색으로 변해버리는 바테입, 쿠션이 금방 죽어버리는 바테입도 있었다. 현재 쓰는 바테입은 fizik 제품. 나는 저게 제일 좋았다. 다른 바테입보다 많이 단단하다. 그래서 수명이 오래가는 편이다. 단단한 대신에 쿠션층이 살짝있고, 펀칭된 구명이 조금의 유연성을 준다.

클리너는 한동안 다양한 오렌지 성분 제품들이 유행했다. 시트러스 솔벤트가 들어있을 듯 한데, 친환경적이니 자전거 세척엔 의미있을 것 같았다. 이걸 적당히 적셔준 후, 칫솔로 살짝살짝 닦고, 물걸레로 닦아낸다. 3분이면 끝난다.

사진을 보니 많이 깨끗해진 듯 보이지만, 미묘한 화이트밸러스 문제다. 자주 닦아주니까 큰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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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8 02:07

빅슬립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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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 북하우스 펴냄
하드보일드(hard-boiled) 문체의 대가로 꼽히는 미국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 1939년도에 출간된 작품으로, 필립 말로 시리즈 1작이자 장편 데뷔작이다. <거대한 잠>으로 나왔던 기존 판본에 비해 작가나 작품에 대한 깊은 조명이 돋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사립탐정 필립 말로는 백만장자 스턴우드 장군으로부터 사건 해결을 의뢰받는다. 장군에게는 도박꾼에다가 알콜 중독자인 맏딸 비비안


레이먼드 챈들러의 명성은 너무나 자자하고, 하드보일드라는 문구가 너무도 흔한 세상이라, 안보고도 마치 본 것인양 느껴졌다. 실망감 섞인 눈초리로 첫 스무 페이지를 넘겼고, 안타까움을 느끼며 마지막 스무 페이지를 접는다. 실은 마지막 스무 페이지가 남았을 때, 책을 접고 한강문고가 문닫기 전 달려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머지 두 권 "기나긴 이별"과 "마지막 안녕"을 구입해 버렸다. 두 권을 카운터에 놓으니, 폐점을 알리는 방송이 들려왔다.

장르 문학은 어린 시절 나의 가장 큰 벗이었다. 호기심의 안테나를 최대한 키우고 감수성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한 장 한 장 읽어 갔었다. 나이가 좀 더 들고, 출판 시장도 좀 더 영악해진 어느 순간이 되자 매너리즘에 잠겨버린 뻔한 내용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빅슬립은 갑자기 찾아온 어린 시절 옛 친구다. 서먹서먹한 그 모습이 처음에는 불편하다. 그렇지만, 뻔히 알잖는가. 우린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보고 있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을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읽게 되어서 안타깝다. 좀 더 일찍 알아더라면 좋았을 것을. 빅슬립 또한 2005년도 2쇄 나온 내가 사기전엔 악성재고에 불과한 책이었다. 세상에. 번역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원서를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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