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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10분. 창후리 선착장 가는 길.
든든한 배와 넉넉해진 기분으로 교동도로 들어가는 창후리 선착장을 향해 간다. 여행을 떠나면 사소한 것이 기쁘고 슬프다. 배가 부르니 다리와 마음이 가볍다. 10킬로 남짓한 거리. 차들도 줄어들고, 교외의 정취가 풍긴다. 모내기 준비를 하는 논들이 보인다. 48번 국도를 벗어난다.
오후 1시 30분. 창후리 선착장.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해서 표를 끊었다.
이번 여행에서 타는 첫번째 배다. 이 곳에서 들어가는 교동도는 최전방의 섬이다. 북쪽과 2킬로 떨어져 있다. 해병대들이 곳곳에 보인다. 철조망에 둘러싸인 화장실 간판이 눈에 걸린다. 화장실 급한 간첩은 이 앞에서 좌절할지 모른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저마다 새우깡을 준비한다. 그래. 이 곳에는 갈매기들이 있다. 석모도 뿐 아니라 이 곳 갈매기들도 유명한 모양이다. 그간 사진으로만 봤지,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갈매기들이 하나 둘 보인다.
갈매기들은 요즘 신문을 보는지 모르겠다. 부산 갈매기들은 스포츠 신문 열심히 볼 텐데. 새우깡에 대한 의욕은 여전하다.
배가 출발하자 어디서 날아왔는지 갈매기들이 따라 붙는다.
좁은 하늘 길을 현란하게 날아다닌다. 물반 갈매기 반이다.
갈매기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다. 바람을 타며 멋지게 글라이딩하는 갈매기들.
눈이 마주친 순간.
바다에 빠진 새우깡을 건지러가는 녀석들. 배속도가 빨라지자 갈매기들이 조금씩 쳐진다.
새우깡을 예리하게 관찰하다가...
많이 좀 던져봐.
끼익. 급정거하기도 하고.
흠흠.
자세를 잡고.
마이볼.
낼름.
나이스 캐치.
꾸울 꺽.
켁켁. 물 줘.
그러고보니, 갈매기들도 날씬한 몸매는 아니었다.
느끼한 쌍꺼풀 갈매기.
갈매기들과 교감하고 있으니 가슴이 시원해져 온다.
복잡한 머리속이 조금 맑아졌다고 할까.
일이 안풀리고,
스스로 돌아보고 싶을 때.
다시 한번 오고 싶은 곳이다.
배는 금새 교동도에 도착했다.
2008/05/11 - [Travel] - 강화도 자전거 여행 #5 거지 갈매기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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