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이지. 맛있는 집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기가 싫어. 오늘 점심, 처음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으니 조금 어색하기까지 했어. 그래, 실력만큼 손님이 많지않은 집이라, 아직까진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지. 매우매우 드문 원석인게야. 블로그에 적기엔 아까운 곳인 거지.
맛집이라면, 대개 분위기와 서비스는 빼고 평가하잖아? 거기에 위생까지 뺄 경우도 있는데, 매체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 하긴 저 세 가지를 넣고 평가하면 남아나는 곳이 어디 있겠어. 그래서 맛집기행을 싫어한다니깐. 아주아주 비싼 식당이나 살아 남을 텐데, 여기는 가격도 싼 편이야.
근 두 달 동안, 매 주말 개근을 했어.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저녁을 먹은 적도 있고. 심지어는 다음 날 또 가기까지 했다니깐.
점심 메뉴는 필히 쌈밥을 시켜야해. 3시까진 돌솥밥을 줘. 먼저 제육을 익히고 놀자. 옆자리 아가씨들이 오늘 좀 신나게 떠들었는데, 들어보니까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니더만. 아, 여기도 소문나서 사람들 몰려들텐데 걱정이야, 그런 걱정을 해주면서 우리는 밥을 먹었다.
다 좋은데, 화이트밸러스 맞추기 어려운 조명. 흑흑.
화이트밸런스는 살짝 갔지만, 고기질은 훌륭합니다.
보글보글. 신선하고 좋은 재료.
이럴 수가...
서울 생활 15년. 서울에서 이런 대접을 받아보긴 사실 처음인 것 같아.
아니, 식당이 친절하다니. 친절한 식당이라니! '대접'이라는 말을 문자 뜻 그대로 쓰다니.
호들갑을 떨었지만, 사실인 걸 어떡해.
이 샐러드. 깨소스 샐러드라고 해야 하나. 맥주 안주로 딱 좋아.
찬이 다 차려진 것 같지만, 아직 된장찌개와 강된장은 서빙 안된 상황. 밥도 안왔구나. 민정이는 젓가락 빨고 있는 중.
"지난 주 갓김치가 맛있었는데, 오늘은 없네요?" 종업원에게, 내가 물어봐. 대개 얌전히 주는대로 먹는 스타일인데, 이 식당에선 살짝 욕심을 내어봐.
"오늘 갓김치가 없어요. 다른 김치라도 가져다 드릴까요?"
그래. 이런 것이 서비스였어. 잊고 있던 전설같아.
그래서 왼쪽 아래, 물김치가 왔다.
돌솥밥이다. 돌솥밥인데 제대로 된 돌솥밥이다. 제대로 되었다는 건 뭘까? 이 돌솥밥엔 밥을 덜어 , 물을 부어놓으면, 잠시뒤 숭늉이 부글부글 끓어 넘쳐. 어떻게 보면 당연해. 당연히 이 그릇에 밥을 했을 테니 그만큼 뜨거울테고, 물을 부으면 끓어 넘치겠지.
그렇지만, 깜짝 놀랄만큼 드문 일이야. 난 그랬어.
된장맛도 만족해. 좋은 식당의 법칙이랄까. 좋은 식당은 모든 것이 좋고, 나쁜 식당은 모든 것이 나빠. 나쁘지만 딱 하나만 좋아서 용서해주는 경우는 드물지.
냠냠쩝쩝.
맛있게 먹고, 누룽지 먹는 시간.
카운터 아주머니에게 서빙보던 아주머니가 월병을 권한다. 중국 대사관 근처까지 가서 사왔다고. 그래, 이 아주머니 조선족이었나 봐. 너무 능숙하고 친절해서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친절함은 업주의 마인드에서 나왔겠지.
지금보다는 장사가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너무 잘되서 바글바글하지는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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